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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2020 트로트가 뜬다 / 트롯기원 / 트로트 엔카 논란 / 내 생각

by 젊은사자 2020.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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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을 국내에서는 일본의 엔카에서 유래했고, 음악적 구성이나 스타일도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형화된 네 박자 리듬에 일본 엔카에서 들어온 요나누키/미야코부시 음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되어있기 때문이다(국어사전에 이렇게 나옴). 이 때문에 소위 왜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트로트를 싫어하거나, 또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 기간 동안 탄생한 장르이기 때문에 아예 없어져야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로트는 한국의 민요에서 발전한 것이다.'라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작곡가 이호섭이 트로트 일본 기원설을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있지요. 특히 이호섭은 트로트를 왜색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언제부턴가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트롯트'를 비하하여 나아가 그분들이 좋아하는 노래 '트롯트' 대신에 신세대 노래를 가르치려고 하는 극히 불손한 기도마저 자행되는 것이 보인다."라고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로트와 한국의 민요는 그 근본부터 매우 다릅니다. 일본 엔카에서 사용된 요나누키의 장음계는 C, D, E, G, A, C로 스코틀랜드 민요에도 쓰이는 펜타토닉 스케일이다. 그렇기에 메이지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창가는 외국 노래에 가사만 바꿔서 부르는 경우가 많았죠. 동아시아 전통 곡조에 사용되던 중국의 궁상각치우, 한국의 중임무황태도 5음계이지만 각 음계 자체의 차이와 화음의 구성까지 따지면 매우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화성학적으로 접근할때 교회선법(모드)에 대해 공부해보면 같은 음을 사용하더라도 시작하는 음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에따른 분위기와 다른 사운드를 내주게 되죠~ 쉬는 타임으로 엔카 음악을 좀 들어보죠~

어떤가요? 우리가 그동안 들었던 트롯과 많이 비슷하지요?

예를 들면 중임무황태의 장음계는 CDEGA가 아니라 GACDE 입니다. 이것을 "순서만 다르지 똑같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쳐보고 '레-미-파-솔-라-시-도-레'를 쳐보면 완전히 다르게 들리죠. 이름도 다릅니다 처음 음계는 C메이저 스케일이고 다음 음계는 D 도리안 스케일이지요. 완전히 달리 들리는 두 음계를 그나마 비슷하게 만드려면 레-미-파♯-솔-라-시-도♯-레가 되어야 합니다. 음계의 느낌은 음정의 간격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간격을 같게 해도 첫음이 다르면 들리는 느낌이 매우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두 음계를 별도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지요. 게다가 더 엄격하게 따지면 중임무황태 하나하나가 GACDE에 정확히 대응되지도 않습니다. 결국 트로트의 기원은 민요가 아닌 일본 엔카가 근본으로 두고 있는 요나누키 쪽에 훨씬 가깝다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사실만을 이야기했을 때에도 트로트란 장르는 엔카에서 비롯한 것이 맞습니다. 알다시피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엔카를 한국에 들여와 번안한 것이 그 유래이죠. 이에 대해서 한국 가요계, 특히 트로트 계에서는 엔카의 시조인 코가 마사오가 유년시절 한국 민요의 요소를 엔카에 도입한 것이나, 많은 일본인들이 엔카의 뿌리를 한국으로 여긴다는 것을 들어 거꾸로 한국 원조설을 주장하기도 하지만,이는 엄연히 말해 틀린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이 엔카의 원조가 아니라 엔카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 것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래서 트로트는 1960년대 전까지는 엔카의 느낌이 매우 강했으나 점차 엔카의 전신인 요나누키/미야코부시 음계, 블루노트와 리듬을 무시하고 현대적 느낌의 편곡을 넣거나 한국 특유의 뽕짝을 살리면서 엔카와의 차별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엔카가 하드록이라면 트로트는 헤비메탈'이라고도 칭하기도 한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트로트는 엄연히 엔카에서 비롯한 장르였지만 이후 트로트만의 독자성을 구축했다고 정리할 수 있지요. 이런 트로트의 기원과는 별개로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트로트가 나쁜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겠지만, 몇몇 트로트 관계자들이 무리하게 트로트 전통가요론을 밀어 붙이며 사태 왜곡에 나서는 일도 결코 온전한 행위로는 볼 수 없지요.
TV에 트로트 가수나 작곡가들이 나오면 꼭 "트로트는 한국의 한이 담긴 노래이다."라거나 "트로트가 한국의 정서에 가장 가까운 장르이다." 라는 등 한국에서 개발한 장르라며 큰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지요. 꼭 트로트만이 아니라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K-POP도 사실은 외국음악인데 우리나라의 음악인 것 처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실은 우리나라 음악은 국악인데 말이지요~ 진정한 한류음악 국악이 맞습니다.

여튼 트로트가 일본 엔카에 유입되었다는 이유로 천대하는 게 아니라 트로트도 다른 대중음악 장르들처럼 외국에서 유입된 음악. 그 외국의 음악에 우리의 정서를 담았다라고 보는데 더 맞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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